담양군, 재정 한계 속 신중한 결단… "군민 삶 중심의 선택" 확장재정 속 지방 부담 가중… 선택과 집중 필요한 시기 전향윤 기자 chunjin1502@naver.com |
2025년 10월 22일(수) 1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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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 역시 2026년도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재정의 한계를 체감하며, 제한된 재원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 것이 군민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가를 두고 깊은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국고보조사업 확대는 경기 회복과 민생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동시에, 이에 상응하는 지방비 부담을 불가피하게 늘린다. 국·도비 보조금 사업에 일정 비율을 매칭해야 하는 대응 지방비가 매년 증가세를 보이면서,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군 예산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담양군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에 응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은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지역 현실에 맞는 정책 우선순위를 고려한 신중한 판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2025년도 담양군 본예산은 총 5,265억 원 규모로, 사회복지(1,251억 원), 농업(1,095억 원), 환경(792억 원), 문화·관광(320억 원) 등 민생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편성됐다.
2026년도 예산 역시 국·도비 보조금 등을 제외한 군비 가용 재원은 약 2,900억 원 수준으로, 이 안에서 보조사업 매칭과 자체사업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특히 담양호권 생태탐방로 조성, 국제명상센터 건립 등 주요 국·도비 사업의 대응 지방비만 약 1,800억 원에 더해 인건비 약 700억 원이 추가되면, 군비 가용 재원의 87%인 2,500억여 원이 이미 필수 지출로 묶여 순수 가용 재원은 400억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같은 재정 여건 속에서 새로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군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지역 주민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담양군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지속성, 그리고 자율재원 여력을 고려할 때 무리한 참여가 군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만약 사업에 참여했을 경우, 담양군민 4만 5천여 명에게 매월 15만 원씩 2년간 지급하는 데 필요한 총예산은 약 1,620억 원으로, 담양군이 부담해야 할 지방비 매칭액만 연간 291억 원에 이른다. 이는 가용 군비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군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단기적 지원 효과보다는 지역 실정에 맞는 지속 가능하고 책임 있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한정된 예산을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에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담양군은 기후위기 대응형 재난 복구사업과 주민 밀착형 복지·인프라 사업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 집중호우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총 1,230억 원의 복구 예산을 확보해 하천과 도로, 농업 기반시설의 항구적 복구에 나서고 있으며, 피해 주민 3,400여 세대에 대한 재난지원금 지급도 신속히 마쳤다.
또한 민선 8기 출범 이후 325개 마을을 직접 찾아 ‘군민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접수된 1,857건의 생활민원을 군정에 반영, 지역사회 전반의 회복력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정비하고 있다.
담양군은 정부의 농촌 지원 정책 방향에 부응하면서도, 지역 여건에 맞는 지속 가능한 복지 기반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단기적 지원보다 가용 재원의 효율적 운용과 기존 사업의 내실화를 통해 군민 체감형 복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철원 군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향후 운영 과정에서 국비·지방비 분담 구조가 개선된다면 여건에 맞춰 적극적으로 신청할 것”이라며 “군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면 언제든 열린 자세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향윤 기자 chunjin1502@naver.com